기분 좋은 햇살로 시작한 3일차. 첫 일정은 도착 날에 구경하지 못했던 고서적 거리 진보초. 진보초는 종로역같은 느낌이라 젊은 분보다는 어르신들을 자주 마주칠 수 있는 곳이에요. 함께한 친구들이 영화를 좋아해, 오래된 일본 영화 포스터를 찾으러 오전 10시에 도착했습니다. 의도치 않게 이번 여행 동안 진보초를 자주 방문하게 되었는데, 올수록 새로운 매력이 보이는 동네였어요. 옛 것에 애정을 가진 분들의 취향일 진보초.
진보초에서 영화 포스터를 구매한 후, 롯폰기 근처에 위치한 화덕 피자 전문점 savoy로 향했습니다. 프린들에게는 추억이 있는 장소인 만큼 이번 여행 중에 자주 언급될 것 같은데요. 프린들 도쿄 뉴스레터 프롤로그편 사진이 savoy azabujuban입니다. 5년 전쯤 처음 방문해서 피자도 맛있게 먹었고, 가게 주인분도 굉장히 유쾌하셔서 이번 도쿄에 빼놓을 수 없는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방문했던 지점은 폐점을 해서 savoy tomato & cheese에 방문했습니다.
‘피자’와 ‘신선함’은 보통의 경우 이질적인 단어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밀가루, 토마토, 치즈, 바질, 소금, 올리브유로만 담백하게 만들어진 사보이의 화덕 피자는 '신선함'이라는 단어를 빼고 설명하기 어려운 피자였어요. 여전히 맛있었지만, 주인분을 만나뵐 수 없어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채, 직원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3월 25일에 주인분께서 근처에 새로운 savoy를 오픈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이 난 채로 새로운 가게를 구경하러 방문했습니다. 우연히 길에서 주인분을 만나게 되었고, 이번 여행 중에 꼭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남긴 뒤 기분 좋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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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빈티지로 유명한 고엔지에 방문했습니다. 도쿄의 많은 동네가 그렇듯 고엔지 또한 참 조용했습니다. 분명 몇 년전에 방문했을 때는 구매하고 싶은 빈티지가 많았는데, 취향이 바뀌었는지 들어가는 상점마다 아쉽게도 마음에 쏙 드는 옷이 없었습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은데,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쌓여 변화를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네요. 물론, 구매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주인분의 취향이 돋보이는 상점을 들어갈 때면 여전히 설렜습니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sokkyou, cravittra, Atara O Hi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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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님과 디테일에 강한 브랜드 KAPITAL을 방문하기 위해 에비스로 향했습니다. 도쿄에 총 7개의 매장이 있는데, 에비스에 3개의 매장이 가까운 거리에 있고, 신발을 벗고 매장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영수증에 사인을 하는 등 브랜드를 다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에비스 매장을 추천해 드립니다. 다만, 원하는 제품은 낮에 방문한 롯폰기 지역 지점에 있다고 해서, 낮에 방문한 롯폰기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원하는 제품을 구매한 뒤 만족스러운 발걸음으로 숙소로 도착한 3일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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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성이 뚜렷한 여행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목적을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프린들에게 도쿄는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취향의 깊이를 채울 수 있는 도시라 여유는 부족해도, 지속적으로 탐구하면서 여행할 수 있어 매력적이에요. 분야를 막론하고 끝이 없는 디깅의 도시, 도쿄. 오늘은 새로운 장소보다 이전 여행에 방문했을 때 좋았던 공간을 재방문하는 하루였어요. 과거의 나, 그리고 현재의 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던 하루. 뉴스레터를 받아보시는 여러분은 5년 전과 현재, 어떤 점이 달라지셨는지 궁금하네요. Be Frindle!
3월 27일
프린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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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 Sardaby Trio | I'm Free Ag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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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들 도쿄 4일차]는 4월 2일에 발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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