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35분 도쿄행 비행기.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향하니 그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생각보다 한산했던 인천공항을 지나, 잠시 눈을 붙이고 보니 어느새 일본. 무척 가벼운 마음으로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입국심사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되었지만 여행의 일부니 크게 힘이 들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진 좋았죠..) 하지만, 보이지 않는 친구의 캐리어. 다른 승객의 네임텍이 달린 캐리어 하나만 남아있더군요. 다른 승객이 친구의 캐리어를 본인 수화물로 착각하고 가져가신 것이었습니다. 곧장 신주쿠를 향하려던 계획은 무산되고, 캐리어를 찾기 위해 우에노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 아닌 여행, 우에노 탐험. 이미 시간이 늦어 관광은 어려웠고, 한 끼 식사를 겨우 할 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재방문하고 싶었던 돈카츠 야마베가 근처에 있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감사했던 돈카츠 야마베. 20평 남짓의 작은 공간을 15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다찌석으로 구성해, 공간을 참 잘 활용한다고 느꼈습니다. 식전에 내어주시는 녹차, 부드러운 안심돈까스, 작은 조개가 들어간 미소된장국, 설산 같은 고봉밥 그리고 시원한 맥주의 조합은 역시나 훌륭했습니다. (가격을 보면 더욱 올라가는 만족도.) 대부분 일본 음식점은 차를 내어주는 경우가 많아, 몸을 녹이기에도, 음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기에도 좋습니다. 사소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디테일.
식사를 마치고, 고서적 책방, 악기상점, 높은 빌딩 사이를 가로르는 천 덕분에 종로 느낌이 가득한 진보초 책방거리를 지나 11시까지 운영한다고 한, 재즈 빅보이까지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도착한 재즈바는 굳게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일도, 여행도 마음대로 되는 게 많지 않았던 하루였지만, 그래도 어쩌겠나요, 웃을 수밖에!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저희는 꽤나 녹초 상태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10시가 넘어서야 우에노 역에서 캐리어를 받고, 나카노 숙소로 향했습니다. 나카노는 영화 속에 나오는 작은 일본 마을의 모습이었어요. 나카노에 숙소를 잡는 분은 많지 않겠지만, 저희는 에어비앤비의 사진 한 장을 보고 바로 오게 되었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잡지와 피규어로 가득한, 주인분의 삶이 담겨있는 집. 아쉽게도 늦은 시간이라 사진에 잘 담기지 않아 다른 편에서 숙소를 소개해 봐야겠네요. 쉽지 않은 하루였기에 1일차의 제목은 내 마음 우에노(=어떻게 하나). 그래도 안전하게 도착해서 다행인 도쿄! 2일차는 부디.. Be Frindle!
3월 25일
프린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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